밀가루가 몸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친다는 내용은 의학 교과서에 안 적혀있는 걸로 안다. 그런데 왜 동네 병원의 의사선생님들은 밀가루 섭취를 줄일 것을 권하는 것일까? 게다가 같은 탄수화물인 밥을 먹는 것은 뭐라 하지 않는다.
이것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의견들이 있다.
1. 밀가루 자체의 문제보다는 섭취하는 방식에 이유가 있다는 주장
밥은 대체로 꼭꼭 씹어먹는다. 하지만, 밀가루로 만든 음식을 생각해보자. 특히 면으로 된 음식은 후루룩 빨아들인 뒤 대충 씹고 넘겨버리지 않던가? 밀가루로 만든 음식은 매우 다양하며, 특히 빠르게 섭취하기 좋게 만들어졌다. 입 안의 침에서는 amylase가 분비된다. 이는 알파포도당의 결합을 끊어 탄수화물을 분해한다. 그런데 충분히 씹지 않으면 충분히 분해되지 못한 채로 위장으로 가버리는 것이다. 이 주장은 밀가루 자체의 유해성은 없다고 보는 듯하다.
2. 셀리악병이 있는 경우
셀리악병은 글루텐에 대한 감수성이 높아지는 자가면역 질환이다. 유전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한다. 이럴 경우 글루텐을 섭취하면 증상이 나타난다. 셀리악병이 있는 사람은 글루텐을 피할 필요가 있으며, 밀가루에는 글루텐이 많이 들어있다.
3. 밀가루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
만일 이것이 사실이라면 과거 밀가루를 주식으로 하던 나라들은 어떻게 된거냐는 의문이 있을 수 있다. 어떤 사람은 그 당시 밀과 지금의 밀의 구조가 다르다고 주장한다. 그 시절에 생산하던 밀은 아밀로펙틴(amylopectin)이 지금의 밀과 다르다는 것이다. 현대의 밀은 과거와 다르게 하나의 밀 개체에서 많은 밀알이 달릴 수 있으며, 더욱 식감이 좋게 개량됐다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과거에 먹던 빵은 매우 푸석하고 단단하였으나, 지금의 빵은 매우 쫄깃하고 부드럽다. 또 현대의 밀은 하나에서 많은 밀알이 나와 생산효율도 좋다.
그 외에도 밀가루에 있는 성분(proline 등)이 소화가 잘 안된다는 주장이 있다. 이런 주장의 경우 밀가루가 소화가 잘 되지 않으면서 장누수로 이어질 수 있으며, 지속되면 ADHD, 알러지, 비염, 정신이 맑지 못한 증세, 자가면역과 같은 질환의 증상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위 주장들은 모두 몇몇 의사가 주장한 주관적인 의견을 정리해본 것이다. 의료인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리곤 하므로 비판적으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하지만 원인에 관계없이 대부분의 의사들이 밀가루를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확실해보인다. 밀가루를 지금처럼 먹어도 된다는 등의 긍정적인 주장을 한 의료인은 아직 본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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